단원연락처 정오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KMC(후원회원)
댓글 4건 조회 1,533회 작성일 09-12-04 08:45

본문

휴대간편한 단원 연락처가 새로 나왔습니다 (2009.12.3)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간편 휴대하여 단원간의 유대도 높이고
합창단의 여러 업무에도 기여하기 바랍니다

틀린 내용있으면 기록바랍니다

1詩향수권신아.jpg

▲ 일러스트 권신아



조선
[애송시 100편 - 45] 향수 -정지용



△△△△
▲▲▲▲
△△△△
△△△△




詩 *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1972년>





△△△△
▲▲▲▲
△△△△
△△△△


시간은 가고 기억은 쌓인다.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을 우리는 추억이라 하던가. 향수(鄕愁)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그리움이다. 상처나 슬픔조차도 지나간 것이기에 아름답고 생의 근원에 대한 동경을 일깨워주는 고향. 마음의 고향은 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에 자리하고, 향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게 한다.


이동원과 박인수가 노래로 불러 더 유명해진 정지용(1902~1950)의 '향수'는 이십대 초반의 시인이
일본으로 유학 가기 전 고향인 충북 옥천을 다니러가며 쓴 시다. 이제 곧 떠나야 할 고향이기에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검정 두루마기를 즐겨 입고 정종을 좋아했던 그는 몇 순배의 술잔이 돌고 나면 낭랑한 목소리로 이 '향수'와 함께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로 시작하는 '고향'을 즐겨 낭송했다 한다. 신석정 시인은 "지용같이 시를 잘 읊는 사람은 보지 못했노라" 회고한 바 있다.


"시의 신비는 언어의 신비"라고 믿었던 그는 우리 현대시사에서 언어와 감각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 시 또한 소리내어 읽노라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는 ㅂㅂㅂ 말을 달리는 듯하고,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함추름 휘적시던 곳'은 ㅎㅎㅎ 흩어져 있는 듯하다. 실개천을 '옛이야기 지줄대는' 소리로, 황소를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으로, 아버지를 '엷은 졸음'으로 감각하는 솜씨 또한 일품이다. '해설피'가 해가 설핏할 무렵인지 느리고 어설프게(혹은 슬프게)인지, '석근' 별이 성근(성긴) 별인지 섞인 별인지 애매하지만 그 질감만은 새록하다.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아버지와 검은 귀밑머리를 날리는 누이와 사철 발벗은 아내가 집안에 있고 집밖으로는 넓은 벌과 실개천이, 파란 하늘과 풀섶 이슬이, 석근 별과 서리 까마귀가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이미 마음의 고향이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를 후렴처럼 노래하며 '그곳'을 그리듯 보여주는 단순한 시 형식은 음악적 울림은 물론 애틋한 향수의 정감을 쉽고 실감나게 전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흙에서 자란 마음'을 서늘옵고 빛나게 '이마받이'해보는 아침이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춘설(春雪)')롭지 아니한가.***

정끝별·시인
입력 : 2008.02.27 23:55


△△△△
▲▲▲▲
△△△△
△△△△




200807240059.jpg


사는 일이 암담할 때가 있다. 오래된 상처들이 덧나고, 상처가 상처인 줄 모르고 살고 있음을 불현듯 깨닫게 되는 날들. ‘목포항’은 그런 날에 ‘내’가 끌리듯 가 닿은 곳이다.

목포항은 흡사 ‘나’의 내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을 하고 있다. 막배 떠난 항구는 스산하고, 대기실에는 노파가 쪼그려 앉아 짓무른
복숭아를 판다. 아프고, 안쓰럽고, 다시 아프다.

상처받은 자들은 특별한 행위보다 서로의 존재 자체로 위로받는다.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 상처받은 자는 이미 위로받은 자이고 어느새 위로하는 자이다.

김선우가 목포항에서 ‘아직 푸른 생애의 안뜰’을 보게 되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인적 끊긴 항구, 가난한 행상 노파, 짓무른 복숭아의 내력을 김선우는 ‘내 몸속의 상처’의 통증으로 느낀다. 상처는 타인에게로 가는 출구이고, 타인을 경유해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오는 입구이다. 이 출구와 입구가 이어져 우리의 삶의 길을 이룬다.

타인의 상처를 내 것으로 느끼는 마음이 사랑임을, 삶의 푸르고 비릿한 생명력임을 뜨거운 ‘심장’으로 간파하는 것은 이 1970년생 젊은 여성 시인의 출중한 능력이다. 상처 난 가슴속에서도 따뜻하게 뛰는 심장을, 김선우는 상한 복숭아를 고르던 그 손으로 정확히 찾아낸다.

목포항은 ‘상처=사랑’의 제의가 열리는 곳이다. ‘가슴팍에 수십 개 바늘을 꽂고도/상처가 상처인 줄 모르는 제웅’을 제물 삼아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게 되기’를 비는 곳. 이상하게 우리를 위무하는, 더 큰 상처를 품으려는 이 비장한 결심의 이름은 바로 ‘사랑’이다.***

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트위터로  공유
  • 구글플러스로 공유

댓글목록

profile_image

강교성님의 댓글

강교성 작성일

강교성 전화번호 011-9713-8934

profile_image

김태경님의 댓글

김태경 작성일

장로님이 시인이십니다...  심상(心象)에 시상(詩想)이 가득해 보입니다요... <br />
<br />
향수에 대한 좋은 감상... 노래에 흥감이 더할 것 같아 참 좋은 오후입니다.

profile_image

김성호님의 댓글

김성호 작성일

김성호 뗄레뽕 번호 010-6287-7548

profile_image

박준성님의 댓글

박준성 작성일

베이스2박준성입니다.핸폰은맛는데 주소가전주소내요 ㅠㅠ...서울송파구잠실4동파크리오아파트208-2201홉니다.집전화는02-419-1887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