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코치 샘 케니언이 말하는 '잘못된 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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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현방
댓글 0건 조회 4,051회 작성일 08-11-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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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크게 벌리면 노래 잘한다고? [중앙일보]


보컬 코치 샘 케니언이 말하는 ‘잘못된 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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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문화산업대 제공]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가? 그러면 상식처럼 받아들였던 고정관념과 작별하라.”

영국에서 온 뮤지컬 보컬 코치 샘 케니언(35·사진)의 도발적인 주장이다. 한국뮤지컬협회와 청강문화산업대가 공동 주최한 ‘국제 뮤지컬 워크숍’을 위해 한국에 온 케니언은 기존에 알려진 발성법과는 전혀 다른 비법을 전수해 화제를 낳고 있다. 다음은 케니언이 말하는 노래 부르기에 얽힌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숨을 크게 들여마셔라?=중요한 건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내뱉는 것이다. 실험을 한번 해보자. 두 장의 종이가 있다. 종이를 양손에 들고 수평으로 간격을 넓게 벌린 다음 그 사이로 바람을 세게 불어보라. 아무 소리도 안 난다. 반면 두 종이를 가깝게 하면 조금만 ‘휙-’ 불어도 소리가 발생함을 알게 된다. 마찰 때문이다. 소리는 공기의 양(量)과 무관하다. 공기와 얼마만큼 저항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생성됨을 잊지 말라.

◆입을 크게 벌려라?=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라. 음악 선생님이 “왜 그렇게 입을 오므리니? 그럼 노래 못 해. 입을 크게 벌려야 노래 잘 한다고”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입을 크게 벌린다는 것은 입 안의 공간을 많이 확보한다는 의미다. 전문적으로 이를 풀이하면 연구개(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를 들고 혀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론적으로 맞지만 실제로 하기는 어렵다. 설사 고도의 훈련에 의해 혀뿌리를 내리고 연구개를 들게 되더라도 성대가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막기 때문에 소리가 탁할 수 밖에 없다. 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도 별로 좋은 소리가 안 나온다는 얘기다.

◆긴장을 풀어라?=“릴렉스, 릴렉스-”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얘기다. 이런 주문은 무의미하다. 우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래와 노래 사이에 긴장을 푼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릴렉스하는 법을 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최후의 만찬’을 그리는 미켈란젤로가 아주 세밀한 선을 그릴때 그는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들고 선을 그렸다고 한다.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때 왼손은 축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미켈란젤로가 과연 긴장을 풀었을까. 근육에 힘을 주어야 실수가 없었을 것이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파바로티가 최정점 고음에 도달할 때 릴렉스하는가? 오히려 몸을 곧추 세우고 힘을 준 자세에서 에너지를 뿜어낸다. 큰 틀이 굳건해야 그 안에서 다른 세밀한 근육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긴장을 푸는 데 신경쓰기 보단 얼마나 근육에 힘을 줄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최민우 기자

◆샘 케니언=1973년생. 캠브리지 대학을 나와 영국 최고의 음악학교인 런던 왕립 음악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Music)에서 공부했다. 현재 같은 학교의 뮤지컬 보컬 강사로 재직중이다. 과학적인 논리성을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강의로 정평이 나 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등에 출연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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