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남성합창단 16회 정기연주회 곡목 해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정수구
댓글 7건 조회 530회 작성일 15-06-03 03:09

본문







이번에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렇게 늦을 것같으면
삭발을 하고 눈썹을 밀어서라도 일찍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직장과 집이 먼 관계로 잘 나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꾸벅 




코리아남성합창단 16회 정기연주회 곡목 해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



찬송가는 음악의 보고(寶庫).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각국의 민요, 현대 복음성가까지 압축 망라된
자료실이다. 찬송가를 통해 음악을 접하게 된 음악인들 또한 허다하다.
그리고 익숙한 찬송가는 음악의 자양분뿐만 아니라 영혼의 양식이 된다. 이 소중한 찬송가를
보다 확대된 음악으로 펼칠 때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야 한다. 원곡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야 하면서도
새로운 해석과 편곡자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 곡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W. B. Bradbury의 곡을 박성일이 편곡한 것이다. <
사랑하심 Jesus Loves me>, <큰 죄에 빠진 날 위해 Just as I am> 같은 유명한 찬송을 작곡한 원작자의 잘 알려진 곡을 편곡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법한데, 오히려 넘치는 자신감으로 서정적인 원곡의 맛을 잘 살렸다. 중간 3/4박자로 변하는 부분에서는 전혀 다른 멜로디를 끼워 넣어 색다름을 입혀 신선함을 더했고 힘찬 아멘으로 끝나면서
장중함이 더하여진 곡이다.



 



 



<참 즐거운 노래>



제목만 보면 F. Crosby 작사,
J. R. Sweney
작곡의 찬송가 <참 즐거운 노래를 Sing on, ye joyful pilgrims>를 편곡한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 않다. 이 곡은 전혀 새로운 멜로디가 화사하게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새로운
멜로디에 걸맞게 리듬도 두 개의 팔분음표와 한 개의 사분음표가 즐거운 반복의 미를 구사한다. 곡 중에는
고음의 솔로가 적절히 구사되어 아름다운 음악적 효과뿐 아니라 우리가 찬양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를 읊고 있다.
곡은 반주 부분도 눈 여겨 둘 만하다. 합창의 분위기를 살리고 유도하는 데 가장 효율적으로 음표를 사용하였다. 이는 작곡가인 서정민이 작곡을 전공하였으면서도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반주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반증이다.



 



 



<시편 62>



시편 62편은 다윗이 지은 탁월한 시이다. 이 시는 다윗의 시, 영장으로
여두둔의 법칙을 의지하여 한 노래라고 하였다. 여두둔은
다윗과 동시대인으로서 찬양의 직무를 맡았으며 특히 언약궤가 다시 이스라엘인에게 돌아올 때 앞에서 찬양을 인도한 사람이며 당대 찬양의 대가였다. 주옥 같은 시편의 여러 시가 중에서도 이 시는 당대의 음악가 두 사람이 합쳐 이룬 찬양이었다. 오늘날 다윗과 여두둔을 자임하려는 사람이 그 누구일까? 우리 시대의
작곡가 윤여정은 이 고아하고 자족감에 넘치는 시편을 우리 시대의 시편으로 다듬어 내밀었다. 합창 부분은
절제되어 넘치지 않지만 아름다움이 모자라지는 않는다. 멜로디의 끝 부분에서 살짝 들리고 내리는 반음이
미묘하고 섬세한 영적 울림을 생산하고 반주부분에서 때때로 부서져 나오는 분산화음은 3천년 전 다윗의
시대 악기인 하프의 소리처럼 들린다.



 



 



 



<시편 100>



이 짧지만 강렬한 단 5절만의 시는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사랑 받는
가사이다. 길이가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논리적 완결성이 있기 때문이다.
1, 2
절은 강한 어조로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명령하며 3절은 찬양해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 4절은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과 만난 뒤의 행동을 규정하고 5절에서는
여호와의 성품을 알려 그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고 있다. 본 찬양도 박력 있고 활기찬 도입부를 가지고
시작하였다. 그리고 침착하고 논리적인 어조로 변하였다가 이내 당김음이 있는 활기찬 합창으로 끝을 맺는다. 시편 100편의 논리 구조 및 어조와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오련 향수>



나 죽으면 /무덤 앞 댓돌 위에 /자오련子午蓮 향수香水 한 병
놓아다오//



수풀 무성한 여름이면 / 맡고 모여든 풀벌레
소리 /별들처럼 쏟아져 /외롭지 않을 것이네//



초겨울 찬 비 내리는 날 /낙엽 한 장 떨어지며 /작은 바람이 내 무덤 스쳐 지나 갈 때면 /생전에 그립던 그대가 /왔다 간 것으로 알겠네//



그 향기 옛날같이 감미로울 것이네



 



코리아남성합창단 전문위원인 작곡가 이순교의 오페라 <자오련> 18번 곡인 아리아를 합창으로 편곡한 곡이며 가사는 한의사이자 시인인 코리아남성합창단 단원 조월태의 시이다. 자오련은 한낮부터 저녁까지 피는 연꽃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었다. 수련睡蓮이라고도 하는데, 물위에 피었다는 뜻이 아니고 자는 모양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시는
고적하고 쓸쓸한 가운데 시간과 공간을 초극하여 감각의 세계까지 인간 인식의 범위를 넓혀 영원성을 구사하려 한다.
유한한 인생이 다한 후에도 인
과 연
이으려는 움직임이 자오련 향수 한 병에서 촉발되고 있다. 이런 거대함을 무덤 앞 댓돌, 자오련 향수 한 병, 수풀, 풀벌레
소리, 초겨울 찬비. 낙엽 한 장, 작은 바람 같은 소소한 시어들을 엮어 이야기하는 시인의 시도는 곧 영원을 얻으려는 작은 인간의 몸부림과 유사하다. 음악은 이를 받쳐 낙엽과 별빛과 풀벌레 소리와 찬 비가 스러져 내리는 시상을 표현하였고 절제와 긴장과 탄식과
생의 기대가 음표와 쉼표의 얽힘 속에서 진동하고 있다.



 



 



<사랑의 꿈>



프랑스의 작곡가 구노는 그보다 훨씬 저 시대의 음악가인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곡 1번을 반주로



하는 저 유명한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작곡하였다.



 2015년 코리아 남성합창단 15회 정기연주회에서 작곡가 이순교는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백조>
반주로 하여 합창을 더하는 작업을 한 바 있다. 거장의 작품을 재료로 하는 새로운 레시피를 내놓는다는
것은 일견 탐나고 매력 있어 보이지만 그만큼의 부담이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순교는 명곡 쇼팽의 야상곡
夜想曲(Nocturne) 9-2번이 갖고 있는
우수와 피아니즘을 그대로 살리면서 남성합창을 얹어 전혀 새로운 작품을 우리 시대에 던졌다. 야상곡은
영국의 음악가 존 필드가 정립한 음악적 개념으로 밤의 정적과 우아함을 표현하는 악곡의 양식이다. 쇼팽은
이를 차용하여 21편의 야상곡을 발표하였는데 이 곡들은 동시대와 후대의 작곡가, 피아니스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합창도 역시 밤과 꿈이 주는
몽환적이고 로맨틱한 정서를 표출하여 사랑에 빠진 연인의 심리를 잘 묘사하였다.



 



 



<닭 쫓던 개>



이 곡에는 두 등장인물(?)이 있다.
시대 배경은 알 수 없다. 하나는 닭이고 하나는 견공이다.
제목 그대로 닭 쫓던 개라는 비유적 표현에
충실한 캐릭터들이다. 작곡가는. 고음 파트에게 꼬꼬댁 거리는
의성어를 내게 하고 저음 파트는 멍멍 소리를 내서 서로 자신과 상대방의 정체를 드러내고 인식하게 한다. 그리고
서로의 심리 묘사가 들어간다. 개는 심심하던 차에 암탉을 혼내주려고 하고 닭은 닭대로 개를 놀려주려고
벼르고 있다. 이후 두 캐릭터는 꼬꼬댁멍멍이라는 그들만의
언어를 교차로 내지른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둘의 추격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전 동요 같은 멜로디와 리듬이 때로는 동시에 때로는 매기고 받으며 전개되는 이 상황을 통해 전래의 익살과
해학을 담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반주 역시 두 동물의 움직임을 묘사하며
마치 영화 속 음향 효과 같은 역할을 한다. 종국에 가서 개는 지붕 위의 닭을 어쩌지 못할 뿐이지만
별다른 많은 설명 없는 가사를 가지고 의성어만으로도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능력을 가진 작곡가 정덕기에 의해 스토리의 박진감과 유머가 철철 넘친다.



 



 



<못잊어>



깊이 있는 철학과 관조의 경지를 쉬운 우리 말로 엮어 낸 소월의 시 <못잊어>는 그 함축적인 스토리텔링과 맺힌 것 없는 유려한 어조로 인해 작곡가들의 추파를 많이 받는 시이다. 이 곡은 그런 소월의 시 세계를 닮아있고 소월의 호흡을 이해하고 있다. 시인의
언어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시인의 음악을 말로 받아낸 작품으로 보인다. 이 곡의 악상과 각
파트의 멜로디는 자유자재로 이동과 변동, 잠복과 반복, 수렴과
확장을 거듭한다. 이 시의 직접적 내용은 시를 노래하는 화자
話者가 상대방에게 당신이 나를
못 잊을 것이라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그대로 읽혀질까?
실제 못 잊는 것은 말하는 화자인 것을마치 소월의 다른 시 <진달래 꽃>에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눈물보다 더 진한 통곡의 예고로 읽히는 것처럼.



이 곡의 반주는 처음에는 4/4박자 한 마디를 8분 음표 8개로 갈라내며 담담하고 무심하게 합창의 내면을 흐르며
받치다가 어느덧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에서 한 마디를 12개로 갈라 치며 격정을 토로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오히려 합창 부분 멜로디의 음표가 상대적으로 길어져 묘한 대조를 이룬다. 노래에서는 길어진 탄식으로, 반주에서는 밭은 세 잇단 음표로 심리적
격앙을 묘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처음과 같은 어조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솔로가 나오며 곡은 새로운
환기를 하게 되고 이내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얼굴>



신귀복이 작곡한 이 곡이 세상에 나온 지 내년이면 꼭 50년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져 가요인지 가곡인지 모호하고 어린이들에게도 잘 불려져 동요로 보이기까지 하는 곡이다. 이렇게 불려지는 것인 이 곡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멜로디의 힘, 서정성의 힘, 깨끗한 노랫말의 힘이다. 그리고 왠지 지나간 추억과 사랑을 반추하게 만드는 이유 모를 힘이다. 워낙
단단한 힘을 가진 작품이라 편곡은 그 멜로디를 갓 깎아낸 비석처럼 도드라지게 하고 그 원곡을 받치는 드라마 구조를 단단히 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것은 매우 영리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노래에 갖가지
치장을 다는 것보다 힘든 작업이다. 그리고 이 간결하고 구조적으로 명쾌한 곡을 합창으로 풀어내려 눈치채기
힘든 장치를 여럿 두었다. 반주의 리듬 변화, 솔로 부분을
두 파트로 나누어 배치하여 합창과 약간 다른 궤도를 그리다가 다시 회귀하는 것, 바쁜 와중에 조옮김으로
주의를 환기 시키는 것 등이다. 그리하여 원곡은 합창이라는 화음을 얻어 견고하여지고 악상은 맑아져 유리알처럼
빛난다. 그리고 정체 모를 이 원곡의 아우라가 되살아난다. 그것은
동그랗게, 동그랗게 맺혀지다 풀어진다. 우리 뇌리에서 맴을
돈다.



 



 



<사랑>



어떤 분류나 계통상 같거나 비슷한 맥락에 있는 것들을 늘어 놓는
표현법을 열거법이라 한다. 이 곡에 쓰인 정호승 시인의
동명 시 <사랑>은 이 시대 가장 탁월한 열거법이다.



어떤 진리를 이치에 어긋나거나 모순되는 말을 통하여 표현하는 수사법을 역설법이라 한다. <사랑>
이 시대 가장 역설적인 사랑 표현이다.



이 시는 모순적 형용을 계속해서 늘어놓는다. 슬픈 운명의 기쁨,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 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 그리하여 얻은 것은 결국 수많은 시인이 적어도 천만 번씩은 다뤄보았던 사랑이라는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쓴 시가 다른 시와 달라지고 강렬한 언어의 표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두들기는 큰 목탁이 되고 영혼을 울리는 뎅그렁 소리가 되었다.



이 시를 음악으로 옮기자면 고생 깨나 했을 것이다. 정호승의 개별적
역설은 김기영의 음악 속 두 마디의 동기 안에서도 상행과 하행을 거듭하고 당김과 밀어냄의 곡절을 자아낸다. 그런
곡절 끝에 다다른 것은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이다. 나의
사막에 마지막 별빛은 언제 숨을 거두었는지, 나의 봄날에 흰 냉이꽃에 눈길을 주었는지 반성하며 시와
음악을 생각할 일이다.



 



 



<아리랑>



아리랑의 어원과 아리랑
노래의 시초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과 추리가 있으나 그 근원을 제대로 알기란 힘들다. 잘 알려진 아리랑으로는 <경기 아리랑>, <진도 아리랑>, <밀양 아리랑>, <정선 아리랑> 등이 있다. 경기 아리랑은 신민요로 해석되어 그 기원을 <정선 아리랑> 또는
<
강원도 아리랑>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나머지
아리랑을 일컬어 3대 아리랑이라고 한다. 작곡가 진규영은
4개의 아리랑을 하나로 엮어 냈다. 이미 정형화된 신미요조의
경기아리랑을 필두로 하여 이른바 유장하고 유려한 메나리토리권의 정선 아리랑, 판소리의 구성진 목청이
필요한 진도 아리랑, 씩씩하고 활달한 밀양 아리랑이 이 곡을 용광로 삼아 녹여졌다. 작곡가 진규영은 서양음악이론을 토대로 한 한국 민속음악의 정서표현이라는 문제를 깊이 고민한 작곡가이고 그의
고민이 묻어난 작업은 여러 세계 음악제의 참가를 통해 소개되었다. 이 곡 <아리랑>도 그의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Memorize>



멀리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잠에서 깰 때 새로운 날들을 위한 희망에 빛나 하나되어 살자는 음성을 듣습니다 //



나를 따라 물가로 오세요/ 우리가
잃어버린 꿈의 세계로 갈 테니 나의 손을 잡으세요/ 더 나은 곳을 꿈꾸며/ 우리의 갈 길을 찾을 겁니다/ 어두움을 지나 우리를 인도할 별을
보세요/ 따사로운 햇빛이 당신의 얼굴을 어루만질 더 밝은 날들로 돌아가세요/ 나를 따라 오세요/ 꿈을 믿을 때 비로소 자유가 있을 겁니다//



그 음성이 무엇을 뜻하던 간에 너무 멀리 떨어져 왔어요/ 이제 과거를 치유하고 하나로 살아야 합니다// 강물은 흘러 흘러
바다로 가고/ 당신을 감싸 희망으로 인도할 거예요// 나를
따라 물가로 가요/ 나의 손을 잡아주세요/ 우리는 비로소
꿈을 믿을 수 있을 겁니다



 



2004년 개봉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형제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영화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형제가 동시에 징집되고 형은 공을 세우면 동생을 제대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전투의
최일선에 나가면서 전쟁영웅이 되지만 점차 전쟁의 광기에 휩싸일 뿐이다. 그리고 동생은 형의 모습을 보면서
갈등과 증오를 느낀다



영화는 전쟁으로 인해 무너진 가족 공동체를 그리며 진정 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전쟁의 참상을 통해 설익은 전쟁불사론을
경게하였다. 본 곡은 이러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삽입된 곡이다. 작곡자 이동준은 <은행나무 침대>, <초록 물고기>, <각설탕>, <퇴마록>, <쉬리>, <마이웨이> 등의 영화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음악감독으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을
주로 작곡하며 스케일 큰 음악으로 여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Let
it go>



2013년 디즈니가 제작한 애니메이견 뮤지컬영화 <겨울왕국 Frozen> 삽입곡이자 주제곡.



영화의 주인공은 통제할 수 없는 마법의 힘을 타고난 어린 여왕과 그녀의 여동생이다. 마법의 비밀을 들킨 여왕이 떠나자 두 자매의 왕국에 위기가 닥치고 동생은 자신의 자매와 왕국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는 설정이다.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하였지만 줄거리는 꽤 다르다. 이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에서 호평과 사랑을 받으며 상영되었고 국내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관람하였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이 주제가 <Let it go>는 어는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었다. ‘let it go’란 잊자, 떠나자
등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여왕 엘사가 떠나기 전 부른 노래이다.



 



 



<Nachthelle>



빛나는 광휘 속에 밤은 고요하며 청결하다/마을은 그 은빛의 일렁임을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섰다// 이 광경은
내게 너무도 충만한 놀라움/ 거기 슬픔의 넋두리는 없고 자유와 청명함이 있도다// 어찌 이 환한 빛에 대해 침묵할 것인가/ 어떤 막힘도 없이 내
가슴을 뚫고 나올 것이다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1797~1828)는 이
곡을 1826년에 작곡하였다. 원 가사는 Johann Gabriel Seidl(1804~1875)의 시이다. 슈베르트는
당대의 천재요 우리가 잘 아는 바 가곡의 왕이지만 독일의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겹치는 시절에 살았던 그의 불행과 빈곤은 고전적이고 낭만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고전주의의 거장인 베토벤을 사모하고 사숙하면서도 자신만의 낭만적 경지를 이미 개척해 둔 바였다. 베토벤으로 상징되는 고전주의가 형식적 완결성와 숭고한 인간성을 부르짖었다면 낭만주의는 독일 민족의 전설과 설화를
소재로 하고 개인적 열정과 순간의 감흥을 중시 여기며 격렬한 감정의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 곡도
마찬가지로 신비한 밤의 풍경에서 갑자기 영감을 얻어 감정의 격렬함이 밀려오는 찰라를 표현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밤(Nacht)에게서 밝음(Helle)을 찾을
수 있겠는가?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피아노가 노래와 동등한 위치를 점한다. 잰 걸음으로 밤길을 더듬으며 뛰는 가슴과 번득이는 감정을 묘사한 피아노 위에서 Seidl의 시는 더 많은 강약과 장단을 얻었다.



 



 



<Cotton
fields>



내가 갓난 아이였을 때/ 엄마는 요람 속의 나를 흔들어 달래 주시곤 했죠/ 고향의 목화밭에서였죠// 텍사캐나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루이지앤나였어요/ 고향의 목화밭에서였죠// 목화 열매가 썩으면 많이 딸 수 없었어요/ 고향의 목화밭에서였죠// 텍사캐나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루이지앤나였어요/ 고향의 목화밭에서였죠



 



흑인 블루스가수인 Ledbetter Huddie(Leadbelly) 1940년에 작곡한 이 곡은 이후 포크 중창단 Highwaymen
그룹 C.C.R.에 의해 리메이크 돼 유명해졌다. 폴 뉴만이
주연한 영화 <폭력탈출>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통기타 시대의 남성 듀오 트윈폴리오에 의해 번안돼 잘 알려진 곡이다. 원래 가사는 흑인들의 애환을 나타낸 곡으로 폴 뉴만이 영화 속에서 반주 없이 느리게 불렀던 곡이 원 가사의
정서에 맞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흥겨움을 자아내는 곡으로 알려졌고 또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런 것도 맞는 것이, 노래를 통해 고통을 이기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음악은 때로 슬프지만 한 없이 비통해하고만 있지 않다. 그런 정서에서 슬픔을 초극
超克하는 그들의 원동력이 생겼을
것이다.



 



 



<가요 메들리>



엄혹한 군부독재의 살기가 사회 전체를 내리 누르던 70년대, 총칼로 이룬 권력에 저항하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다 체포되고 죽고 다칠 때 노래마저 없었다면 정말로 저항은 없었을 것이고 희망조차 보이지 앟았을 것이다.
곡은 당시를 대변하는 김민기의 노래들을 코리아 남성합창단전문위원이자 작곡가인 신동수가 편곡한 곡이다. <아침이슬>, <친구>, <작은 연못>, <금관의 예수> 등 김민기의 대표적인 노래가 보배로운
구슬처럼 꿰어졌다.



<아침이슬>
양희은이 불러 유명해진 국민가요다. 구조적으로 잘 짜여진 선율과 화성을 갖고 있어 길이에 비해 안정감이
있고 완결성이 돋보인다. 찬송가의 아멘 마침과 가사의 ~노라
등 선지자적 태도로 인해 성스러움마저 보이는 곡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격상 시킨
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창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를 받아들인 당대의 권력에 의해 이 곡이 갖고 잇는 음악적 완결성과 선지자적 태도, 대중적 인기가
부정한 권력자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고 오랫동안 금지곡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작곡가 김민기는 독재 정권에 의해 갖은 고초를 당하여야만 했다. <친구> 1971년에
작곡됐다. 이 곡은 한국 모던포크의 대표곡이며 대중음악 가사의 스케일을 보다 넓힌 곡이다. 미술을 전공한 김민기는 가사를 회화적으로 쓴 싱어-송 라이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지 모르는 음울한 추상화였다.
<
작은 연못>은 동요적 멜로디를 취하고 있으나 남과 북의 갈등과 공멸을 우의적으로
다룬 곡이다. 노래를 이루고 잇는 개별적 동기는 단순하지만 그것들의 총합으로 나타나는 노래의 완결성은
치밀하다. <금관의 예수> 시인 김지하의 동명
희곡을 소재로 김민기가 작곡한 곡이다. 넞은 자들에게 오신 예수가 보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들에게 오실
것을 간구하는 종교사회적 메시지가 어둡지만 강렬하게 담겨 있다. 기도하는 어조로 인해 가사는 더욱 간절하다. 우리가 믿고 싶은 예수는 금관의 예수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김민기의 주옥 같은 곡들을 별 야단스러움 없이 이어서 합창으로 묶은 신동수의 편곡 솜씨에는 빙켈만의 표현처럼
고요한 위대함과 고귀한 단순성의 미학이 흐르고 있다.



태평성대에도 저항은 필요하다. 더구나 요즘 같은 사회악의 복고 시대에
김민기의 음악은 70년대의 유물이 아닌 정신을 맑게 하는 우물물이요,
우리가 시민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하게 하는 신호등이요, 언제라도 정신 나간 구시대의 혼령들이
다시 권토중래할 수 있다는 경계가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의 음악적 자산에 김민기라는 목록이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트위터로  공유
  • 구글플러스로 공유

댓글목록

profile_image

최우철님의 댓글

최우철 작성일

와----- 역시  <br />
연주회때마다 은근히 기다려지는 곡에 대한 해설...<br />
멋지십니다<br />
연주회를 보러 오신 관객들이 <br />
팜플렛 안에 있는 곡에 대한 해설을 먼저 읽고 <br />
그냥 눈을 지그시 감고 합창을 들으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br />
<br />
P.S)<br />
근데 마지막 가요메들리 16번째 줄<br />
"넞은 자들에게 오신 예수------>낮은 자들에게 오신 예수"<br />
인 것 같아 감히 올려 봅니다

profile_image

박병건님의 댓글

박병건 작성일

역쉬~ 뇌섹남!! 수구형!!!

profile_image

이준영님의 댓글

이준영 작성일

그냥 부르는 데만 정신 팔다가...해설을 읽고나니  느낌이 달라집니다.<br />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profile_image

조월태님의 댓글

조월태 작성일

절창이오!<br />
<br />
올해도 이렇듯 맛깔나고  사람 냄새나고<br />
감미롭고 깊고도 넓은 곡 해설을 펼쳐주었구려!<br />
<br />
예술 철학 문화 신학적...<br />
조예와 그 내공이<br />
섬광처럼 머리를 치오<br />
<br />
<br />
참으로 애쓰고 왕수고했소<br />
<br />
호사가  정수구 아우님!<br />
그대가 코리아남성합창단 단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소<br />
<br />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음료 한잔 꼭 사리다.<br />
<br />
정수구 파이팅!!!

profile_image

한윤동님의 댓글

한윤동 작성일

대단한 글을 잘 읽어 보았소<br />
정말 현학적인 심미적으로 깊이 있는 곡 해설이네요<br />
문체도 간결하면서 심축성이 있는 어체로 사람의 깊은 골수를 쪼개고도 남음이 있소<br />
나이에 비해 70년대, 80년대초에 불려졌던 노래의 사연과 깊이도 잘표현 적는 것 같았소,<br />
내가 나이는 많지만, 한수 깊게 배우는 시간이 되었소.<br />
정말 수고가 많았소이다.<br />
<br />
나도 월태형처럼 정수구 화이팅~~!!!

profile_image

장우모님의 댓글

장우모 작성일

역시 대단하십니다.<br />
감사합니다.

profile_image

오현방님의 댓글

오현방 작성일

폭넓은 지식과 깊은 사색, 빼어난 글재주 아니고선 이런 해설 못 쓴다.<br />
<br />
수구,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