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합창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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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교성
댓글 4건 조회 2,983회 작성일 08-11-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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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8쪽으로 나누나요
한판을 8쪽으로 나누어 8명이 먹나요


KMC는 100명의 귀한 분이 모여있습니다
한판의 피자를 나눠드시려면 100쪽으로 나눠야지요


작은 한 쪽의 은행나무 같은 피자 한쪽

여러 의견 여러 이야기

한쪽의 나이 이야기

100쪽의 귀한 모든 분들 이야기중에서

그중의 한조각 같은 작은 저의 이야기일뿐니다


세종문화회관

대로변에서 보이는 벽면 양쪽
날며 피리부는 비천무상

고교 동창^*^장인^*^되신 분의 작품이라
마치 나의 연고자의 작품인듯...
눈여겨 봅니다

불이 났었죠
불나기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었습니다

종로 5가 기독교방송국시절
몇십주년인가
기독교방송개국기념음악회에
아마추어 혼성합창단을 올렸고
그 인연으로 그후에도 그 멤버들이
종로5가에서 모여 합창했고
남성단원은 숭실출신이 소수 여당이었고
지금 돌아보니 여성 단원들은 미인들이었군요
호프집에서 보리밭을 혼성4부로 부르며
아름다운 지난 날들...

'''


세월가고
세종문화회관 불나고
문닫고

개보수하고
리모델링하고


지나다니면서
꿈처럼 옛무대를 늘 떠올렸는데


...
...

둥둥둥











아름다운 시간
목요저녁
KMC 모임

...
...
...

세종문화회관
공연 광고
...
...
...



...
...
...

무척 좋았습니다

다시 서보고 싶은
궁금한 곳인데
...
...
...

또 한장의 기록으로 기쁨을 주신
KMC
KMC 모든 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

참 놓쳤군요

한때

서초동 주변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열고
(지금은 아닙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점심식사후
사시사철
예당뜰을 지나
우면산에를 오르다가







예당 건물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늦기전에

예당
콘서트홀에 서봐야지

이리 머뭇거리며
서성이다가
세월 다가고 폭삭 늙어 버리겠다

그리하여
궁리하고 두리번거리다 작정하고

KMC에 입단하였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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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합창교향곡

고교시절이나
대학시절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지금은 그것을 잊고 놓아두고 버리고 살아갑니다

참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배우고 외우고
성적이 뭔지
학점이 뭔지


그러한 것들이 영양소가 되어
지금의 나가 있다고는 여기지만...


합창하면 좋은 점중의 하나가
우리가 듣고 외운 배움을 지금도 유익하게 쓴다는 점입니다


베토벤을 알고
그의 생명의 분신인 그의 작품을

정성담아 연주한다니

늘상 하는 일이라 반복하지만

곰곰 생각하면 대단하고

내가 지금 베토벤과 같이 호흡한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게다가
합창교향곡이라니


송년이나 신년이나 축하 장소에서
연주되어 늘 듣기만 하던
합창교향곡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금상첨화라 여겼습니다

그날이여 빨리 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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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받고 읽어본 후 검색창에서
합창교향곡 검색

카라얀이 지휘하는 동영상을 찾았고


가사를 해석하고 한글로 토를 단 것도 찾아
싸인펜으로 악보에다 적었습니다

나의 인터넷 검색판과
당국에서 후에 제공한 발음이 차이나는 곳이 있어
개인적으로 혼동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카라얀의 지휘에 맞춰 박자를 익힌다만
몇번이나 난공불락같은 부분은 포기하나 하며
듣고 듣고


입단 후 아이다의 개선행진곡 배우며

듣기 좋은 곡이 배워 부르긴 어렵구나 했습니다


합창교향곡은 그 이상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달간의 목요 연습과
집에서의 카랴안 선생님의 지도따라
백번은 들었을까요

그리해도 역시나 어렵더군요


시립대학교 리허설

오랫만에 들어서는 대학 캠퍼스의 가을저녁

도착하니 도시락이 있더군요
일찍 도착한 분들과 서서 도시락을 나누고

오신 모든 분들 무대에 오르세요


시립 대강당의 무대 올라 심포니 뒤에 서서
지휘자쪽을 쳐다보니

강당 무대위
평면에 사람이 겹쳐서 서니 앞이 보이지 않고
테너 파트 참석 인원도 적어 불안한데
빠르게 리허설은 진행되나 발성도 안되고

 듬성 서있는 학생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연습중 사라져버리는 학생도 있고
명망있는 합창단이라고 그래서 협연한다고
들었을 학생들일터인데
어른들이 협연한다고 왔는데 실망하면 어쩌나

눈치가 조금은 있다고 여겨



리허설인지라
리허설 모습을
텅빈 강당 중앙에 앉으셔 보고 계신 유선생님께도 미안하고
유선생님에게 인사하고 말씀나누는
독창자이며 우리 초청자이신 전기홍 시립대 교수님도
얼굴이 굳어보여 덩덜아 미안하고


...
...
...

입단하면서

초보의 길을 걸을 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십년의 전통을 이어온 합창단에 입단했으니

내소리로 폐끼지지 말고

지혜롭게 립싱크를 잘하자 였습니다

이를 고음이나 어려운 부분이나 등등

활용했지요


..
...

그래서 나온 생각이 어렵다

역시 듣기 좋은 곡은 부르기 어렵다

세종문화회관 가서 특기를 살려 립싱크라도 잘하자


연주당일 리허설의 기적


참 넓은 세종문화 회관의 장막 뒤편
스타디움같더군요

리허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주라고 하나요 긴 심포니 연주가 끝나고

바리톤의 독창 시작후

독창자 프로이데

남성 합창 프로이데 받는 순간

우리 합창이 빈공간을 채우고

세종문화회관을 울린 음이

남산

한강

북한산 관악산으로 감싼 서울을 메워 울리고

지리산 청량산

한라산

백두산

반도를 울리고

태평양 아래위로 번져

북극과 남극까지 울리며

지구의 자전축이 찔끔

지구의 공전축이 부르르 떨릴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더군요


다이네 자우베르

보어콧 ㅌ

독창자와 합창단원들이 긴 휴식을 갖는 간주즈음


리허설 시작후 뒤를 틈틈히 보시던 전기홍 시립대 교수님이

그제서야

독창자석에서 마음놓고 뒤를 보시는데...

눈자위도 붉어지고
얼굴도 붉어지고
목까지도 벌개지셔서
합창단쪽을 보시며 웃으시던군요


지휘자님을 편히 보려고 가운데로 앞으로 박히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뒤편에 서신 분들의 목소리
후방 우군의 지원을 받으려는
SOS
HELP ME
유리하지요

퍼스트에 붙어서는 이유는
고교합창단에서 부터
퍼스트 음에 다른 파트의 목소리를 튜닝하는 훈련을 받았고

속깊은 이유는

입을 잘못열어도 퍼스트나 세컨이나 얼버무려
임기응변으로 넘어갈 수 있고

우리 앞줄은 여성파트

연주 대형은 나의 우측은 동료 세컨들이
좌측은 시립대학 1학년생이 내옆에 서고 주욱 중앙엔 학생들이죠

내 뒤로 두줄의 우리 단원들이 있었습니다

윤교수님을 비롯하여 여섯분의 전문단원님들이
바로 뒷줄 세분  스시고
그 뒷줄 그러니 맨 뒤 세분이 스셔서
강교성은 북두칠성의 끝별처럼 앞에 놓인 명당이었습니다


립싱크라도 하며
세종문화회관에 서려니 하던
나에게 생긴 기적을 이제 정리하여 3개를 소개합니다

1.악보에 적어논 한글독음을 보지 않고 원어만 봐도 독일어가 되다


2. 공연중에 이 선 이상은 발성하지 말자하고
 정해논 음역 이상으로 발성 되기 시작하다
그 득음 현상이 평상시의 한계라 여기던 선보다도 3도 이상은 예사고
어쩌다가는 5도까지 치고 오르다

3.내세에 베토벤님을 만나서 미안해하지 않으려
복잡한 부분은 망설였으나
낙하산 낙하시 초보자도 가이드와 한덩어리로 뛰어내려도 살듯이
마치 몽유병환자의 달리기처럼
약에 취한듯
어려운 부분도 술술 입이 열리다

마치 워터파크 슬라이더 타듯
청룡열차 타고 달리듯 
그 빠른 곡이 술술 나와집니다


그날 합창에 누가 되었나?도 걱정합니다

넓으신 맘으로 자비를...

돕고 참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KMC는 합창의 하이에나다

하이에나
〖동물〗a hyena


무슨 소리야 하시겠네요

하이에나는 [끈기 인내 집요함 협동]이 그 특성입니다



한분 두분
리허설을 위해서 도착하시고
어느 정도 성원이 되자 연습을 시작하였고
리허설후 다시 연습하려 하고
식사후 공연전까지도
끝가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연습하고
몇분은 이후에도 서성이며 끊임없이 악보보시며 음타시고


공연에 맞추어
기쁘나 즐거우나
아프거나 성하거나
끝내 힘을 모으시니

우리가 바로...


(희미한 사진 석장은 리허설시 휴대폰 사진입니다)

고맙습니다

글 읽어 주셔서


늦가을인가요
가득찬 가을인가요

만추(晩秋)
late autumn [fall].
┈┈• ∼에 in late fall; late in autumn.

초겨울인가요

고맙습니다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2008.11.10 월
참좋은 날 오후

강교성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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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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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소님의 댓글

이병소 작성일

강교성장로님 좋은글 참 잘읽었습니다.<br />
저도 100% 공감하는 내용입니다.<br />
묵묵히 열심히 하시는 강장로님의 열정, 우리합창단의 귀감입니다.<br />
모든 단원께서 하고자하는 의욕이 대단했었던같습니다.<br />
공연끝난 다음날 받은 문자메세지중 "KMC덕분에 베토벤을 만나는 기쁨을누렸습니다.<br />
감사합니다" 라는 문자가 머리를 스치는군요. 좋은 가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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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셉님의 댓글

민요셉 작성일

초보단원인 저도 카랴얀 선생을 인터넷에 모시고 연습은 했지만...<br />
100번을 불러보지는 못했읍니다.<br />
<br />
부끄럽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br />
<br />
후기 잘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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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방님의 댓글

오현방 작성일

강 장로님의 열성에 늘 감동하고 있지만,<br />
이 글을 읽으니 그 날의 감동이 되살아나 '울컥'해집니다. <br />
<br />
저 개인적으로는 매년 1회 이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것만도 가문의 영광인데.<br />
세종문화회관 그 큰 무대에 서서 베토벤의 9심포니 "합창"을 부를 수 있으리라고 어찌 상상이나 했었나요?<br />
<br />
저는 시립대 리허설 때는 이기성 전문단원의 옆에서, 세종문화회관의 본 연주 때는 민정기 전문단원의 옆에 서서 자신 없는 부분 약간을 빼곤 힘차게 불러댔습니다. <br />
누군가가 민정기 단원 옆에 제가 서 있으니 키 차이가 많이 나서 보기 좋지 않다고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전문단원 옆에 서야 자신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곡이니~<br />
(전문단원의 소리가 도움이 되도록  각 단원들의 자리를 미세하게나마 조정을 했기 때문에 특별히 연습이 부족한 단원을 빼곤 소리를 잘 내었으리라고 믿습니다. 또 연습이 부족하더라도 무대에 서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br />
<br />
강 장로님 말씀대로 우리 합창단의 열성은 대단했습니다.<br />
이른 시간에 모여 주시고, 이병소 회장님의 현명한 연습준비(cd, cd플레이어 준비하고 여유시간에 연습하게 이끌었습니다.)에 단원들의 열성이 어우러져 멋진 무대를 장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br />
<br />
어쨌든 대단한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주해내어 마음 뿌듯합니다.<br />
<br />
강교성 장로님, 글 정말 잘 쓰십니다.<br />
앞으로도 홈피에 귀하신 글 많이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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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중님의 댓글

권신중 작성일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도 대곡을 만나 한 없이 작아만 지는 자신을 느꼈습니다.<br />
악보분배를 핑계로 몇주간에 걸친 파트연습에 소홀했던것이 얼마나 후회스럽던지...<br />
나중에 카라얀을 살까 푸르트 뱅글러를 살까 고민하다가 표지가 멋져보이던 카라얀의 <br />
손을 들어준 (^^;;)여친의 의견을 받들어 카라얀반을 골라 차안에서 줄곧 듣고 다녔습니다.<br />
그래도 리허설때 참담했던 기분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는데 선생님이 적어주신 그때의 심경<br />
들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습니다.<br />
베토벤 뿐 아닌 모든 곡을 경외하는 기분으로 하나하나 대해야 겠다는 생각.<br />
또 대작앞에 한없이 작아보이던 나를 발견한 느낌<br />
자투리시간을 아껴 끊임없이 연습에 또 연습을 거치며 열중하던 우리의 열정.<br />
새롭게 거듭난 세종의 위용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 그 순간.<br />
<br />
무엇보다 대기실에서 느끼는 단원들과의 아름다운 교감...<br />
가을밤이 요새 유행하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가 아니라 진짜 베토벤 바이러스에<br />
감염된듯 잔뜩 취한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