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마에의 다마 이야기 #1 - 초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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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동수
댓글 1건 조회 4,759회 작성일 11-03-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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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시                                                                                               
초혼                                    김소월 詩


산산이 부서진 가이시여! 허공 중에 흩어진 적구들이여!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암만 봐도 전혀 없는 길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빠킹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암중에 남아있는 맛세이는 끝끝내 시도하지 못하였구나!                            
(심중에 남이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가이시여! 사랑하던 그 가이시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사람이여!)


붉은 공은 똥창 구석에 처박혔다. 그 곁의 백구도 슬피 운다.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다이에서 나는 가이시 그대를 부르노라!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구르는 다마는 빗겨 가지만, 수구와 적구 사이가 너무 넓구나!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빽차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빠킹이여!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가이시여! 사랑하던 그 가이시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해설 : 힘 조절에 실패하여 대책없는 셀프 겐세이에 놓여진 상황에서 부르는
            처절한 절규의 노래. 맛세이로 톡 쳤으면 다시 다마가 이쁘게 모일 수
            있었는데, 그놈의 '삼백다마 미만 맛세이 금지' 규정에 묶여 천추의 한을
            남긴 이백오십 물다마의 안타까운 심정을 엿볼 수 있음


* 기본적인 당구 용어 해설


4구 경기 : 이찌와리, 수구(내 공, 언제나 흰 다마)로 적구(빨간 다마) 2개를
               맞히면 1점이 올라감. 자기 다마수 (백다마는 10개, 삼백은 30개)를
               다 치면 마지막 쓰리쿳션으로 마무리
가이시 : 포지션 플레이, 다음 다마를 치기 쉽게 적구를 가까운 곳으로 다시
               모으는 기술
빠킹 : 파울, 히로(수구로 백구를 맞히는 것)와 빽차(수구로 아무 공도 맞히지
               못하는 것)가 있으며, 드물게 수구 또는 적구가 다이를 이탈하는
              (튀어 나가는) 일도 있음
맛세이 : 찍어치기, 큐를 수직으로 세워서 찍어 치는 고난도 기술로 가이시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됨
똥창 : 코너, 다이의 가로(롱 쿳션)와 세로(숏 쿳션)가 만나서 90도 직각을
             이루는 지점  
겐세이 : 디펜스, 상대방이 치기 어렵게 공을 주는 기술 (의도적인, 자연적인, 
             자발적인 겐세이가 있음) 코치, 관전하는 제 3자가 길을 알려주거나
             힌트를 주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엄격히 금지되지만, 
             단 겐뻬이(복식 경기)에서는 같은 편의 겐세이를 허용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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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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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님의 댓글

박정호 작성일

현재 김일권과 이주철이 없다보니 당연히 당구의 무림은 신동수 로세.추억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