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서러움…조국을 되찾자” 1세기만에…조국서 해방가 - 서울신문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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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만에 발굴된 신흥무관학교 ‘학우단가’(學友團歌)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가사에는 독립운동에 몸 바친 선열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절 ‘조상의 세우신 녯나라 어듸메뇨. 충용한 무리아 그 은혜 끄까지 이즈랴’라는 부분에서는 나라를 잃은 설움과 함께 조국을 기억하려는 독립투사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2절의 ‘종설음 받으며 이 목숨 이여가는 이천만 생령의 인생길 인도할이 뉘뇨’라는 노랫말에서는 일제의 억압에 신음하던 동포들의 선각자가 되어야 한다는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의 사명감이 느껴진다. 3절 ‘우리의 마음을 련단코 큰 힘 길너 녯나라 억만년 새기초 공고케 세우세’는 해방 조국에의 희망과 의지가 담겼다.
노동은 교수는 “가사를 음미해보면 당시 어려운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과 함께 선각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는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뜻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은 당시 항일운동이 국외에서는 항일무장투쟁, 국내에서는 계몽운동으로 구분돼 있었다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독립군 노래가 국내에 전파돼 핍박받던 국민들의 독립의지를 키우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당시 만주에서 불리던 많은 항일노래가 국내에 전파돼 민족사학을 중심으로 교육됐다.”면서 “해외 독립운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문화가 국내에 영향을 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학우단가의 발굴이 항일음악은 물론 우리 음악사 연구에도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노래는 단순한 유흥의 요소를 갖고 있었지만, 문맹률이 높아 주로 교육·선전의 도구로 사용됐었다. 실제 일제는 1919년 3·1운동 이후 문화통치라는 미명하에 민족문화 말살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의 가요를 우리 국민들에게 강요해 황국신민화의 내용을 담은 노래가 국민들 사이에서 불려지게 됐다.
●항일음악·친일음악 연구 전환점
그러나 자료가 대부분 망실돼 항일음악과 친일음악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학우단가의 곡이 실린 ‘광성중학교 최신창가집(1914년)’도 일본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항일운동 중에서도 무장투쟁과 관련된 자료가 부족하다. 특히 신흥무관학교는 국군의 뿌리인 만큼 육·해·공군사관학교부터 이런 정신들을 발굴·계승하려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신흥학우단가 가사와 해설
1절
祖上(조상)의 세우신 녯나라 어듸메뇨
忠勇(충용)한 무리아 그 恩惠(은혜) 끄까지 이즈랴
四千春光(사천춘광) 빗나소든 배달 내나라
自由(자유)의 樂園(낙원)을 지을자 우리가 안인가
조상이 세우신 옛 나라는 어디냐
충성스럽고 용감한 무리야 그 은혜를 끝까지 잊으랴
4000년 역사의 빛나는 배달 내 나라
자유의 낙원을 만들 자 우리가 아닌가
2절
종설음 받으며 이 목숨 이여가는
二千萬(이천만) 生靈(생령)의 人生(인생)길 引導(인도)할이 뉘뇨
굳은 마음 참된 精誠(정성) 힘을 다하야
썩어진 民族(민족)의 새 榮光(영광) 나타내이여라
종의 서러움을 받으며 이 목숨을 이어가는
이천만 생명의 인생길을 인도할 사람이 누군가
굳은 마음 참된 정성 힘을 다해
썩어진 민족의 새 영광이 나타나게 해라
3절
우리의 마음을 鍊鍛(련단)코 큰 힘 길너
녯나라 億萬年(억만년) 새基礎(기초) 鞏固(공고)케 세우세
大千世界(대천세계) 덥고 남은 긔운 다하라
普天下優勝(보천하우승)의 冕旒冠(면류관) 길히 빗나도다
우리의 마음을 단련해 큰 힘을 길러
옛 나라 억만년의 새 기초를 공고하게 세우자
큰 세상을 다 덮고 남은 기운을 다해라
온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면류관 길이길이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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