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남성합창단 제14회 정기연주회 곡목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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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더불어 머리 숙여 사죄할 것은 이번 연주회에 같이 서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휘자님 두 분께는 뭐라 죄송한 말 드릴 길 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러 사정으로 인한 것이니 너무 많이 나무라지 마시고 양해해주십시오.
개인적으로 이번 연주회의 곡목해설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곡목해설이 아니라 개인적 감흥에 치우친 졸문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 번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지만
그럴수록 글이 더 졸렬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노래를 같이 제대로 부르지 않고 식은 가슴으로 쓴 까닭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 이번처럼 제 능력을 한탄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다른 분께 곡목해설을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나마 이렇게 연주회 곡목해설을 쓰는 것이 제 존재이유라 생각하니
행복하기도 합니다.
미흡해도 용서해주십시오.
다른 때는 엔간한 외국어는 독학으로 사전을 펴놓고 해석하곤 했는데,
러시아곡은 그렇지 않더군요.
혹 해석을 멋있게 하신 분이 있거든
여기 첨해주셔도 무방하고 나아가 감사할 것입니다.
마감을 넘긴 한심한 인간을 꾸짖지 않고 배려해주신 총무님과
격려해주신 여러 선배님, 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코리아남성합창단 만세!!!
코리아남성합창단 제14회 정기연주회 곡목해설
불 같은 성령<?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저희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여 있더니…”
(사도행전 2장 2절~3절)
삼위일체의 한 분이신 성령의 역사가 시작되는 장면이다. 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믿는 자가 담대하여지고 충만한 삶을 누리고 평안이 넘치게 된다. 이 곡은 그러한 성령의 역사와 그로 인한 변화를 가사와 곡의 음악적 기풍 양면으로 잘 표현했다. 리듬 면에서 보자면, 마디의 맨 처음에 오는 팔분쉼표로 인하여 활발해지고 짧은 반 박자로 나누어 재단된 성/령 두 글자는 탄력을 가지며 적절한 당김음과 세잇단음표가 곡의 전반에 걸쳐 박진감을 선사한다. 재미있는 것은, 악보의 첫머리에 “♩=110(급하지 않으면서 박력있게)”라고 하여 위 인용한 성경의 “급하고 바람 같은”이라는 묘사와 대비되는 작곡가의 요구가 들어있는 것이다. 성령의 역사는 인간이성이 뚜렷하게 작용하고 있을 때 더욱 명확해질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러나 이 곡이 전개될수록 고양되는 성령에 대한 소망과 열정은 어쩌지 못할 것이다.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다양한 식재료와 현란한 요리기술로 만들어내는 요리보다 그냥 소박한 밥, 국, 무침 등의 일상의 음식을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음악으로 치자면 많이 듣던 민요나 동요, 찬송가 등을 편곡하는 경우이다. 조금 솜씨가 있다고 해서 이것저것 집어 넣자면 원래의 맛이 안 사는 법이다. 이 곡은 동명의 찬송가 곡조와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해석을 가해 감칠맛을 더했다. 곡의 초반에 한 음으로 시작한 ‘파’음은 곧 프리즘에 비친 것처럼 스펙트럼 효과를 내면서 네 마디를 지나는 동안 숭고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무슨 곡인가 들어보니 잘 아는 찬송가. 그런데 곡의 중간에 편곡자 자신의 멜로디를 얄밉게도 살짝 끼워 넣는다. 다시 이게 뭔가 듣자면 또 원래 찬송가 곡이 조금 다른 옷을 입고 손을 흔들며 지나가고 있다. 구성 면에서 복잡하지는 않지만 재미있고, 자칫 타성에 젖기 쉽게 부르고 들을 찬송가 편곡을 귀 기울여 감흥을 얻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작품으로 창조했다.
시편 150편
성경은 하나님의 지혜와 명철로 쓰여진 경전이지만 또한 문학적 향기가 높은 문학 텍스트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시편은 신에 대한 최고의 수사가 진솔함과 더불어 나타난 인류 문학 위업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 시편의 대미를 장식하는 150번째 편은 각양각색의 악기를 열거하며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단순한 악기 이름을 열거법으로 나열하고 이를 울려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본 시의 어조는 빗돌에 새겨진 고대의 글씨처럼 무게 있고 하늘에서 울리는 신의 계시 그대로 신비감 넘쳐, 이로써 많은 음악가들의 영감을 자극한 가사가 되기도 했다. 우리 시대의 작곡가인 우효원은 성경을 텍스트로 많은 곡을 작곡했는데, 이 시가에 감히 도전하여 한국 합창 찬양의 새로운 성공적 시도를 남겼다. 여림과 강함의 콘트라스트(대비), 때로는 음표가 봇물 되어 넘치다가 마침내 텅 비어 공허함 속에서 신을 묵상하게도 한다. 예언자가 읊조리는 어투와 방불한 주술적 울림이 있는가 하면 우리 전통음악에 나오는 구음(가사가 없이 일정한 모음 같은 소리만 내는 것)으로 처연함과 고독감을 극대화시킨다. 반주악기인 피아노와 오르간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도 서로 어깨를 대주기도 하고 넉넉한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봐주기도 한다. 이 곡에서 동양은 서양과 만나고 과거는 현재와 악수하고 인간은 신을 본다. 이런 모든 질료와 형상들이 시편 150편 기자가 의도한 감정의 선에 따라 강하게 “할렐루야!”를 외친다. 이는 필연이다.
강 건너 봄이 오듯
<소식>
앞 강에 살얼음이 풀릴 때쯤이면/ 나뭇짐을 실은 배가 새벽안개 저어왔네//
삭정이 청솔가지 굴참나무 가랑잎 덤불/ 한 줄로 부려놓은 지겟목 쇠 바릿대 위엔/
연분홍 진달래도 한 아름씩 꽂고 와서/ 강 건너 봄 그 우련한 빛을 이쪽 강 마을에 풀어놓더니//
오늘 저문 강은 뗏목으로 저어와/ 내 마음 어둔 골에 봄빛을 풀어놓네/
화사한 꽃 내음을 풀어놓네
(송길자 시집, ‘달팽이의 노래’ 중, 1994)
송길자 시인의 사설시조인 이 <소식>이란 시조를 시인 자신이 가곡의 가사로 고친 것이 바로 이 곡이다. 테너 임정근에 의해 초연됐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히트시켰다. 담담한 수묵화 속에 강렬한 그리움과 동경의 시선을 담은 것 같은 가사가 비단안개마냥 아름다운 가락에 실려 그야말로 알려지지 않은 소식처럼 이유 없이 먼 곳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가사를 음악으로 실어낸 작곡가 임긍수의 음악 속에서 그리움은 물결처럼 다가온다. 뒤에 오는 그리움은 앞의 그리움을 밀어내면서 폭 넓고 진하게 가슴으로 스민다. 그리움은 안개 속에서 다가온다. 형체가 보이지 않지만 이미 다가왔을 때는 저항하기 힘들다. “한국인의 그리움”을 이처럼 간결하고도 격조 있게 담아낸 수작도 드물 것이다.
보리피리
함경남도 출신으로 일본 명치대학을 졸업한 재기 넘치는 수재 한하운(1919~1975)은 갑자기 찾아온 한센씨병으로 고통을 겪게된다. 문둥병, 나병, 천형으로 불리는 이 병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처참한 삶이 주는 암담한 고독 속에 시인이 돼 시를 쓰면서 그는 얼마나 울었을 것이며, 어린 시절 보리피리 불던 행복한 시절을 기억 속에서 찾아내 잠시라도 행복하기를 얼마나 바랐을 것이며, 그 추억 뒤에 또 얼마나 울었을까? 이 시는 보리피리 소리에서 그의 인생을 기승전결로 더듬는다. 봄 언덕 고향, 꽃 청산 어린 때를 그리워하다가 인환의 거리에서 인간사를 그리워하지만 다다른 곳은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이다. 이 시인을 위로라도 하는 듯 작곡가 조념은 이 시에 다소 빠른 곡조를 붙이고 처음부터 높은 음을 잡고 시작하였지만 이는 결국 시인의 목쉰 울음 같아 다시 애잔하다. 작곡가 조혜영은 많은 창작합창곡과 성가곡 등을 쓴 젊은 작곡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의 편곡으로 이 곡을 불러본다. 소록도 푸른 풀밭에 누워있는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가 눈에 삼삼하다. 그의 시비는 우뚝 서있지 아니하고 쓰러진 듯 누워있다.
애가
한국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시를 읽고 그 한없이 아름다운 시어에 탄복하고, 모국어로 시를 쓰려는 한국의 시인 지망생들로 하여금 더 큰 경지가 있음을 알려 수 없이 붓을 꺾게 만든 시인 신석정의 동명의 시에 음률을 붙였다. 애가, 슬픈 노래라는 뜻인데 얼마나 슬프면 이렇게 짧은 글에 세상의 모든 쓸쓸함을 담을 수 있었을까? ‘웃고 돌아서도 슬픈’ 슬픔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겪었던 슬픔이련만 시인은 그 슬픔을 포착하여 영원한 슬픔으로 남도록 말과 글로 포박하여 잡아두었다. 작곡가 신동수는 한국시의 절창을 글자 그대로 절창이 되도록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지음들과 함께 <우리 노래 지킴이>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는데, 이 곡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시에서 석정이 이룬 것을 신동수도 음악으로 체현하고 있다. 곡절과 사연을 때로 숨기고 때로 드러내는 반주 위에 석정의 시는 음표라는 황금날개를 얻어 아찔하고 쓸쓸한 감각의 꼭대기로 올라서고 있다.
희망은 아름답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언어로 빛을 준 시인 정호승이 다시 “희망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때만 아름답다”라고 외친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반증하는 것일까? 이 노래를 부르고 들음으로 희망의 교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이 시에 작곡가 이선택이 곡을 붙여 2010년에 발표한 합창곡이다. 반복적인 가사와 함께 반복의 미를 택한 반주에 따라 노래 역시 약간은 복고풍이지만 씩씩하고 힘찬 기운이 넘친다. 특히 합창부분은 힘찬 장조로, 독창 부분은 좀은 처연한 단조로 처리하여 대비시킨 것이 눈에 띈다. 이 곡의 독창 부분에 나오는 나그네는 누구일까? 불의에 저항하던 숨은 지사일까? 운동권 학생일까? 시인이 용기를 주려는 불 특정한 젊은 영혼일까? 아니면 시인이 추상적으로 남겨둔 누군가의 뒷모습일까? 나름의 수용이 필요한 대목이고 그래서 여운이 더 강하게 남는 대목이다.
김치
명콤비란 이런 것일까? 코리아남성합창단의 단원인 시인 조월태(현 단장)와 작곡가 이순교(전문위원)는 “염소와 촌할아버지”, “짜장면”, “도둑고양이”, “막걸리” 등의 작품을 코리아 남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에서 몇 년간 연이어 발표하였다. 이제 코리아남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의 단골 손님들은 이 콤비의 신작 합창곡을 은근히 기다리기도 한다. 실망을 깨지 않고 나온 이번 곡은 “김치”란다. 수 십 년 전 북녘의 시인 백석은 함경도와 평안도의 먹거리를 그의 시에서 타고난 걸출함으로 주워섬겼는데 이제 남녘 출신의 한의사이자 시인인 조월태도 이에 뒤지지 않고 우리 음식을 애정 또렷한 글로 표현하되 백석의 시대에 비해 많이 사라져간 보이지 않는 것들을 언어로 사로잡으려는 눈물겨운 시도를 하고 있다. 가지가지 오만 가지 김치의 이름들을 잊을세라 툭툭 내세우는데 그게 그대로 시가 되니 과연 시인이란 놀라운 존재이다. 또 악보를 김장독 삼아 입 대신 귀로 그 곰삭은 온갖 맛을 느껴 귀 맛 다시게 하는 작곡가란 존재의 출중함도 새로 느낀다.
된장
2008년에 탁계석 작사, 정덕기 작곡으로 발표된 창작합창곡이다. 처음 도입부에 들리는 마치 된장 냄새 같은 어울리지 않는 화음은 이 곡의 분방한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아니 이게? 무슨 내음새?”라는 물음으로 곡의 단서를 끄집어 이윽고 된장에 대한 사설을 갈파하기 시작하는데 무슨 들어 보았음직한 광고음악같이 흥청거리는 멜로디가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같이 “된장!”이라 외치고 아니면 교대로 “된장”을 주고 받으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간다. 가사는 더욱 진한 어머니와 된장에 얽힌 추억으로 흘러가려 하는데 성미 급한 노래와 반주가 2박자 풍 3박자 풍을 두루 거치며 얘기를 재촉한다. 급기야 홀로 퀴퀴하게 썩어가던 메주가 장독에 담겨 발효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황금 같은 된장으로 변모하는 연대기를 풀어낸다. 작곡가 정덕기는 서정 일변도의 한국가곡의 소재를 넓혀 “분실광고”, “개미”, “와인과 매너”, “커피” 등을 작곡했는데, 이 곡도 그러한 유쾌한 시도의 하나이다. 위 김치와 된장은 과학이자 생활이고 음식이자 추억이고 냄새이자 향수다. 14년을 익은 코리아남성합창단의 음악도 역시 이러하다.
Bring Him Home
하늘의 주여 기도 들어주소서
제가 필요할 때 언제고 거기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는 어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그로 하여금 축복의 천국에서 쉬게 하여주소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주소서, 집으로 데려다 주소서, 데려다 주소서
신께서 제게 아들을 허락하셨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요
여름날은 차차 가고, 가뭇없이 날아가버려 이제 전 늙었지요
그리고 곧 스러지겠지요
그에게 평안을 주소서, 기쁨을 주소서
아직 젊고 어린 소년이잖습니까?
당신은 그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지요
그를 그대로 두세요 저라도 대신 기꺼이 죽을 테니 그를 살려주세요
그를 집으로 데려다 주소서, 집으로 데려다 주소서, 데려다 주소서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가 30년간의 구상을 하다가 나폴레옹 3세의 반동적 쿠데타에 반대하여 국외로 추방당한 동안인 1862년에 완성한 레 미제라블(les Miseables)은 인간의 풍속과 법률 때문에 문명의 한복판에 인공의 지옥이 만들어지고 인간이 인간을 구속하고 형벌을 가하고 숭고한 인간의 가치가 사라져감을 고발하고자 쓴 소설이다. 격동의 혁명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낭만주의와 휴머니즘으로 점철된 이 거작 소설은 1980년 알랭 부브릴의 대본에 끌로드 미셸 쇤베르그가 작곡한 뮤지컬로 재탄생돼 지금까지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공연되고 있다. 2012년에는 헐리웃 스타들이 열연한 영화로도 나와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였다. 이 뮤지컬에는 전편에 걸쳐 주옥 같은 음악이 흐르는데, 이 중 주인공 장발장이 목숨처럼 사랑하는 양딸 코제트의 연인 마리우스가 시민군과 관군의 대치 속에서 무사하기를 빌며 애통해하며 부르는 유명한 노래를 남성합창으로 편곡한 노래이다.
팝송메들리
우리 귀에 익은 팝송을 코리아 남성합창단의 단원인 작곡가 신동수가 남성합창으로 엮었다.
Venus: 1969년 네덜란드 출신의 밴드 Shocking Blue의 출세작이다. 워낙 구른 데 없이 미끈하고 재미있게 빠진 곡이라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였다. 우리에게는 1986년 Bananarama가 부른 곡이 가장 알려졌다. 최근 한류의 대표적 가수인 싸이의 초기작 “새”도 이 곡에서 주요리듬과 전개를 몽땅 가져왔을 정도이며 많은 영화, 광고에서 쓰인 곡이다.
Love of My Life: 영국 출신의 세계적 그룹 퀸Queen의 네 번째 앨범 <A Night at The Opera>에 있는 곡이다. 퀸은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가창, 정확한 음정을 소화하는 팀원들의 하모니와 출중한 연주실력으로 “락 오페라”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 중 브라이언 에이의 하프와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성대에서 미성만을 뽑아내 배열시킨 듯한 아름다운 멜로디의 이 곡은 이후로도 “킹스 싱어즈”같은 걸출한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면서 지구 위에서 끊이지 않는 멜로디의 하나가 되었다.
Feelings: 브라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모리스 알버트가 1974년 짓고 부른 곡이다. 그래서인지 담담한 영어 가사의 음률 속에 왠지 끈적한 라틴의 애수가 잠재해 있는 곡이다. 순식간에 5도 하강하며 feeling~이라고 복잡한 감정을 안으로 갈무리하는 듯한 첫머리의 매력적인 울림이 70년대 80년대 팝송 팬들을 사로잡았다.
Take Me Home, Country Roads: 미국의 시골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애환과 향수를 많이 노래한 존 덴버가 1971년에 발표한 대표적인 컨트리 송이다. 멀리 도시에 있는 청년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이 곡은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고향노래라 할 수 있다.
울창한 숲(B TEMHOM JIECE)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바실리에비치 스베쉬니코프(А. В. Свешников)가 수집 정리한 러시아의 민요이다. 스베쉬니코프(1890-1980)는 1956년 구 소련연방 민족예술가 칭호를 얻은 합창지휘자 이자 교육자 이다. 내한공연을 하면서 러시아합창의 진수를 알린 국립 볼쇼이 합창단도 스베쉬니코프에 의해 창단됐다(1928년). 그는 러시아의 각 지역에서 불려지는 지방색 강한 민요를 정리하여 ‘러시아적인’ 기상과 정신이 뚜렷한 곡으로 편곡하는 작업을 하면서 비교적 쉽지만 러시아인의 특성에 맞는 발성을 필요로 하는 합창곡으로 많이 내놓았다. 북구 사람들은 추운 곳에 살아서인지 깊은 호흡이 특색인데 소리를 피라미드 형식으로 쌓아 극한의 저음에서 시작하여 밝게 터져 나오는 고음까지 두텁게 배치한다. 또한 그들의 가락은 설원의 바람소리같이, 평원과 자작나무 숲을 관류하는 강물과도 같이 도도한 흐름을 갖고 있는데, 이 곡도 그러한 그들 노래의 본질에 충실하여 시베리아의 흙냄새가 흥건하다.
어머니(MAMA)
러시아 작곡가 발례리 알렉산드로비치 가브릴린(Валерий Александрович Гаврилин)이 작곡한 연가곡 '대지'<Земля> 중 한 곡. 가브릴린(1939-1999)은 1985년 구 소련연방 민족예술가 칭호를 얻은 발레, 오페라, 가곡 작곡가 이다. 이 곡은 기타를 닮은 러시아의 전통악기인 발랄라이카와 흡사한 반주로 시작한다. 시종 유장하고 낮은 베이스가 흐른다. 거기에 소절 첫 부분은 빠르게 스트레스를 주고 끝은 느리게 잡아 빼는 듯한 독특한 멜로디가 마치 탄식하듯이 터져 나온다. 슬라브어의 어감을 잘 살려 거친 듯 진솔한 감정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묻어 나오는 곡이다. 우리 민족의 발원지를 먼 시베리아쯤으로 두는 이들이 많은데 피부와 골격과 언어의 차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민요가 한국인의 감성에 잘 들어맞는 부분이 있다는 점 또한 많은 것도 사실이다.
Balkanfeuer(발칸의 정열)
독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교육가인 Otto Groll이 발칸 지역의 슬라브 풍 민요를 채보하여 남성합창곡으로 편곡한 곡이다. 발칸 지역이라고 하면 보통 그리스와 혼동하기 쉬운데, 발칸은 그리스를 포함하여 마케도니아, 슬로베니아, 알바니아, 루마니아 등을 포함한 넓은 지역이다. 이곳은 옛 동로마제국, 오스만 투르크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등이 영향을 끼쳐온 만큼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첨예하게 맞서는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중 지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슬라브적 요소는 이 지역에 꽤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 곡도 이런 발칸의 친 슬라브 문화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빠르고 다소 거칠지만 정열적인 슬라브의 호흡이 느껴진다. 작곡가 Otto Groll은 유럽, 남미 등 지역을 불문하고 세계 각국의 민요를 캐고 그 민족, 국가의 특성을 살리는 합창곡 등을 다수 작곡하였는데 이 곡은 그의 그런 특기를 살려 발칸 민족의 분방하고 야성적인 모습을 그대로 분출시켰다.
꾸벅..... 바리톤 정수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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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경님의 댓글
김태경 작성일名不虛傳
오현방님의 댓글
오현방 작성일
캬아! 명문일세.<br />
<br />
다 멋있지만, <애가>에서 '시에서 석정이 이룬 것을 신동수도 음악으로 체현하고 있다. 곡절과 사연을 때로 숨기고 때로 드러내는 반주 위에 석정의 시는 음표라는 황금날개를 얻어 아찔하고 쓸쓸한 감각의 꼭대기로 올라서고 있다.'라는 부분은 한 마디로 "기똥차다"랄 수밖에...<br />
<br />
또 <김치>에서는, '수 십 년 전 북녘의 시인 백석은 함경도와 평안도의 먹거리를 그의 시에서 타고난 걸출함으로 주워섬겼는데 이제 남녘 출신의 한의사이자 시인인 조월태도 이에 뒤지지 않고 우리 음식을 애정 또렷한 글로 표현하되 백석의 시대에 비해 많이 사라져간 보이지 않는 것들을 언어로 사로잡으려는 눈물겨운 시도를 하고 있다. 가지가지 오만 가지 김치의 이름들을 잊을세라 툭툭 내세우는데 그게 그대로 시가 되니 과연 시인이란 놀라운 존재이다. 또 악보를 김장독 삼아 입 대신 귀로 그 곰삭은 온갖 맛을 느껴 귀 맛 다시게 하는 작곡가란 존재의 출중함도 새로 느낀다.'라고 했으니, 우리의 조월태 시인을 이제는 대시인의 반열에 세워드리는 것이 어떨지....<br />
<br />
이 멋진 곡목해설을 쓰기 위해 정수구는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며 그리도 괴로워했나 보다.
조월태님의 댓글
조월태 작성일
오! 역시 정수구!!<br />
<br />
이것은 시로다 <br />
<br />
음악 해설이 아니라<br />
<br />
그대의 기품과 체취 인생 역정 삶의 편린이 묻어나는 한편의 긴 연작 시로다<br />
<br />
음악 평론가 시 평론가로다 시인이로다<br />
<br />
이러한 정수구가 코리아 남성 합창단 단원인 것이 자랑스러워라<br />
<br />
든든하여라 <br />
<br />
언제나 여지 없이 기대에 부응을 더하여 놀라움을 추가하니<br />
<br />
1타 3매 그대 몫을 했어라<br />
<br />
코리아 남성합창단 정기 연주 팜플렛은 역사의 書다<br />
<br />
우리의 팜플렛은 종합 예술지이다 <br />
<br />
디자인 광고물 당대의 우리의 얼굴 사진들 곡해설 후원회원 이름 직장 <br />
<br />
21세기 초를 노래했던 코리아남성합창단의 기록물이다<br />
<br />
이러한 팜플릿이란 예술 장르에<br />
<br />
정수구 단원 곡해설 글은 수작이다<br />
<br />
우리 코리아남성 합창단 천년을 흐르며 길이 길이 보존되고 읽혀지리<br />
<br />
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백석 그 쓸쓸함의 서정 나그네 서정<br />
<br />
늘 약간 서럽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 백석을 그대가 슬쩍 끄집어내다니!!<br />
<br />
내 술한잔 사겠네 밤새 백석을 노래하세나<br />
<br />
오만 가지 먹거리 사연도 늘어놓으며....<br />
<br />
(아참! 그 자리에 이순교 신동수 두 귀재 작곡가 선생들 껴도되지? <br />
오만가지 먹거리에 관한 가지 가지 사연 및 시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고수들 이지..)<br />
<br />
정수구 보라보 보라보씨모!!
권신중님의 댓글
권신중 작성일
주일 늦은저녁 전화해서 글이 안나온다며 고민고민 하시더만 <br />
이런 멋진 글이 나왔네요.<br />
우리 합창단의 연주와 더불어 고심끝에 나온 곡 해설이 담긴 팜플랫은<br />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장가치가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br />
<br />
글읽고 더 많은 생각이 드네요.<br />
노래를 더 잘해야 겠다는, 열심히 불러야 겠다는 생각.<br />
고맙습니다.<br />
<br />
이 글은 연주전에 모든 단원들이 꼭 읽어보고 공감하고 연주했으면 좋겠네요.<br />
별로 고칠것 없이 오탈자만 확인해 보고 원고 인쇄 넘기겠습니다.<br />
<br />
고맙습니다.^^
박정호님의 댓글
박정호 작성일우리 합창단외에 잡지사 하나 더 만들자.미치것 구만---멋장이 단원들이 많아 더 행복하네
오혁희님의 댓글
오혁희 작성일
멋있고도, 멋있구먼도요<br />
수고 많이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