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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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물, 바람 (山, 水, 風)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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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은 높되 머물며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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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낮되 흐르니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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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둘 다 좋았어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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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욕심도 내어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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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게 둥둥 흐르되 머물지 않는 구름 부리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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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바람쯤 꿈꾸었어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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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지리산 천왕봉 근처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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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난 가시내들 근처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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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슬렁거리고 싶었어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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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조월태    1995 년?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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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둘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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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선녀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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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도 가끔은 달 밝고 물 탕탕한 날에는 세상에 내려와 목욕을 하듯<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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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도 꽃 흐드러진 봄날이거나 바람 낮게 불어 수상한 날이거나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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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지는 만추에는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술에 취하고 싶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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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내 속 깊은 허물이 바로 네 허물임을 알고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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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나의 허물이 모든 이의 허물임을 알아가면서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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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날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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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저 철든 푸른 별들도 주홍 달 사랑 빛으로 흘렀을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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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선녀가 저 순진한 나무꾼 나무 등걸 사이로 홈쳐 보는 것 까마득히 몰랐으랴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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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달빛 구름 아래 벌게진 얼굴로 어찌할 바 모르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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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천둥불 젊은 사내 가슴은 벅차오르고 올라 날개 옷 감출지 몰랐으랴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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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처음엔 겉으로 속아주고 속으론 안 속는 한 세월 보내고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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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아무도 모르는 주막집을 찾아 홀로 술을 마시는 또 한 세월을 보내고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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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이는 시도 노래도 인생도 저 흩어져 푸른빛만 뽐내는 별들처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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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것임을 알고서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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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시인은 다시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겉으로 속아주고 속으로도 속아주며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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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사랑 없이는 참 인생도 아님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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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시인은 오늘도 주당과 술 약속을 하는 것일게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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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조월태 2008년 , 4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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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봉 금기중 선생의 선문답 같은 글 곰곰 잘 읽어보았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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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 그 호처럼 세상 모든 봉을 거느린 큰 산이 되기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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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부터 꿈 꾸어왔던 음악인의 큰 꿈!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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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은 자의반 타의반 때로는 물의 일로 때로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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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봉우리의 일로  인생 역정과 엮여져 꾸불 꾸불 계곡물처럼 봉우리처럼 이어져 왔으며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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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으로서 그 길은 항상 고독한 길이었을 것이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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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971년 고 1 여름 방학때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을 향한 거친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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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갖은 고생을 해가며 천왕봉에 오르니 그 곳엔 말라죽은 고목들이 허라를 껵인 채로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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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었소 오직 키작은 관목과 운무 이슬을 머금은 이끼 같은 작은 풀들만 보이고..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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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신비의 신천지 모습을 예상하며 수일간 무더위 , 풀독으로 진물 흘리며 무거운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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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으로 힘겨워하며  죽을 고생을 다해가며 천왕봉을 향해 올랐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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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대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삭막한 봉우리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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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높으니 운무만 가득하고 봉아래 펼쳐져있을 어떤  풍광도 볼 수 없었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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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천왕봉엔 우리 일행 두명외 대 여섯 사람만 있을 뿐 적막하였고 하산하며  쓸쓸한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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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들었다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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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여 지리산 밑둥  마천쯤 무슨 계곡에 이르니 그곳엔 수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와있었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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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오르기 수월하고 물도 많은 계곡엔 그 지방 지역 사람만 가득했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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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리산 상상봉 천왕봉엔 전국에서 그 숫자는 비록 적고 잠깐 머무르지만  그곳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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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해 사람들이 갖은 고생을 하며 순례길처럼 인생에 한번쯤은 다녀가더군여<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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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중 선생 너무 심각해 하지마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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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 없이 한 글 적어 봤소..

감사합니다.<br />
큰 힘이 됩니다.